여느 때와 같이 잘 생활하다가 이유 없이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체중이 급속하게 빠질 때가 있다면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진 않았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정상적으로 잘 먹고 잘 자면서 생활하다가 갑자기 몸에 이상증상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괜찮아질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버티고 생활하다가 아내에게 강제로 이끌려 전문의를 찾아가게 되었고 결국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저의 경험을 토대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말씀해드리고자 합니다.
지속적으로 빠지는 근육
지하철이나 건물을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고 내려올 때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며 후들거리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순간 '내가 운동을 너무 안 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그 생각을 하고 난 그날 퇴근 후 회식에서 저녁을 먹으며 소주잔에 술을 받는 제 손이 떨리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사소하게 근력을 쓰는 경우에도 미세하게 손과 발이 떨리며 힘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계속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되었습니다.
다리 근력을 키우고자 집에서 가까운 불암산을 오르며 체력다지기에 힘썼습니다. 그러나 그때 '정말 내가 몸이 이상하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완만한 경사를 오를 때에도 평소와는 다르게 가쁜 호흡을 제가 하고 있었고 심박수가 너무 빨리 뛰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죠. 하산하여 심박수를 재어보니 안정한 상태에서도 심박수 120회가 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결국 체중은 급속하게 10kg 가까이 감소하게 되고 심할 때는 하루에 2kg까지 빠지는 최악의 상태를 맞게 되었습니다.
성장기 소년을 방불케 하는 식욕
살이 계속 빠지게 되니 일부러 더 챙겨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고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에게 "나 키가 더 크려나 봐"라며 농담도 건네었죠.
많이 먹는 만큼 화장실도 너무 많이 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이상한 것은 먹어도 먹어도 살은 먹은 만큼 더 빠지게 되더군요. 그 이유가 있었습니다.
심박수가 분당 120회가 넘는다는 것은 평소에 계속해서 러닝머신 위에서 러닝을 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나의 몸은 운동을 하고 있는 상태가 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살이 찔 여유가 없는 셈이었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화장실 변기와 저는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이끌려 병원으로 가다
아니나 다를까 전문의는 먼저 경우의 수를 이야기합니다.
체중이 빠지는 이유가 당뇨, 암, 갑상선 질환에서 찾을 수 있다는 말을 합니다.
사람은 항상 가장 나쁜 경우의 수가 더 빨리 눈에 들어오고 그 공포감이 밀려오기 때문에 저 또한 암이라는 단어에 꽂혀 걱정에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혈액검사에서 갑상선호르몬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고 갑상선 기능항진증 진단을 2018년 5월에 받게 됩니다.
미안함과 약을 장복해야 하는 신세
그때 아내가 남편인 저의 상태를 모르고 야외활동을 하자고 졸랐다는 사실에 본인이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가 습관적으로 '힘들다' 내지는 '피곤하다'는 말을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건강관리를 못해 아내에게 근심과 걱정을 주게 되어 오히려 제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메티마졸이라는 아주 작은 알약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그렇게 긴 기간 동안 약을 계속해서 먹고 있는지에 대해 약 복용과 함께 겪었던 다른 증상들을 다음 글에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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